며칠 전 타 그룹 팬덤의 작가분이 찬불 내 단편 <도, 도, 도, 도!>의 표절 문제로 연락을 주셨습니다.
제가 제보를 받았을 때 문제 되는 글은 텍방에 그대로 게재되어 있었으며 회원분은 이미 탈퇴를 한 상태였습니다.
그 분이 제보를 하시고 나서야 표절 시비가 걸린 걸 알게 되었고 이미 두 사람 사이에서 이야기가 오고 갔으나 원만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으며
표절 피해를 입으셨다고 주장하신 작가분께서 공론화를 하신다고 하였습니다.
두 사람 사이의 표절 시비에 찬불은 관여할 권한도 의무도 없습니다.
찬불은 불특정 다수가 가입하여 자유롭게 활동하는 커뮤니티고, 이곳에 올라오는 모든 창작물의 권리와 저작권은 그 글의 작성인에게 있습니다.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 데 대하여 매우 유감으로 생각하며 이후로 이와 유사한 일을 일으켜서 불판 내 분위기를 해칠 경우 IP 박제 또는 강퇴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두 분이 메일로 주고 받았다는 대화 내용과 각 글의 링크를 첨부합니다.
1. 제가 먼저 그 분 방명록에 남긴 글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신화 팬덤에서 팬픽을 쓰고 있는 쿄시로라고 합니다. 최근 미묘님께서 쓰신 <도, 도, 도, 도!>와 제 글 <신도, 석모도, 무의도, 보길도>가 비슷하다는 이야길 듣고 블로그를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읽어보니 정말 지인들의 말대로 우연이라 하기엔 일치하는 부분이 너무 많았습니다.
의심이 생긴 이상 저는 글이 공개된 날짜를 찾아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미묘님께서 ‘찬세불판’에 글을 게시하신 날짜가 2015년 6월 10일, ‘개인 블로그’에 올린 날짜가 2015년 6월 13일이었습니다.
저는 ‘HEAVEN’이라는 홈에 2013년 6월 16일 제 글을 처음 게시했고 그 다음날인 2013년 6월 17일 ‘필교가 OK 할 때까지’, 2013년 11월 25일 제 개인홈인 ‘쿄시로 스튜디오’에 까지 총 3회 제 글을 공개했습니다. 제가 처음 쓴 날로부터 2년이 흐른 셈입니다.
위 링크는 제가 쓴 글입니다. 직접 보셨으면 해서 올려둡니다.
http://chanhun.dothome.co.kr/xe/QnA/263850
미묘님이 찬불에 올린 글
같이 글 쓰는 입장에서 표절시비가 붙는 것은 수치스럽고 불쾌한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 이런 일이 참 유감입니다. 그러나 이 경우는 근거에 의한 합리적인 의문을 제기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느끼시는 바가 있다면 제가 수면 위로 나서기 전에 먼저 해명해주시길 바랍니다. 만약 표절을 인정하신다면 미묘님이 인터넷에 공개하신 <도, 도, 도, 도!>에 관한 게시물을 모두 삭제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개인 블로그와 찬세불판에 글을 왜 삭제하게 되었는지 그 이유와 독자분들게 드리는 사과문을 함께 공지해주셨으면 합니다. 빠른 피드백 기다리겠습니다.
메일주소 : -
2. 그 분께 받은 첫 번째 메일 내용입니다
안녕하세요 쿄시로님, 저는 방금 방명록을 보고 답장을 보내게 된 미묘입니다.
일단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여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쿄시로님이 링크를 걸어주신 홈을 통해 글은 읽어보았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건 모 분의 ask.fm 에서 예전에 이런 식으로 글을 써주셨으면 좋겠다는 익명의 질문을 보고 쓰게 된 것이었습니다.
물론 여기의 ask.fm은 신화도 엑소도 아닌 다른 아이돌 그룹을 지지하시는 분의 에스크폼입니다.
그 질문에 http://aion.plaync.com/board/server/view?articleID=3998272 링크와 함께 여기에 나온대로 남자들의 로망인 배가 빨리 끊기는 섬 리스트로
배가 끊겨서 어쩔 수 없이 둘이 같이 보내게 되었으면 한다는 식으로 보고싶다는 글이었습니다.
리퀘도 아닌 일반 에스크의 내용을 보고 글을 쓰게 된 것이 이렇게 쿄시로님의 글과 비슷하다는 표절 의혹이 나온 것에 대해 당황스럽기도 하고 괜시리 민망하기도 합니다.
일단 쿄시로님의 의견을 담은 답장이 오기 전까지 홈에서의 해당 글은 비공개로 잠가놓겠습니다.
3, 제가 보낸 답장입니다.
답장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제 글을 읽어보셨으면 제 입장에서 의심 안할 수 없다는 거 아셨을 겁니다,
이 정도의 유사성이면, 제 글이 나중에 쓰여졌다고 가정했을 때 미묘님 역시 같은 의문을 제기하지 않으셨겠습니까?
보내주신 웹자료는 저도 참고한 자료가 맞습니다.
공개된 자료이니 같은 것을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를 통해 구체적인 설정까지 유사한 글을 우연히 쓰셨다는 점은 제 3자가 보아도 설득력이 떨어질겁니다.
그 자료가 2011년 자료인 점과 트위터를 안하시는 미묘님께서 ask.fm을 사용하신다는 부분이 못 미덥습니다.
리퀘를 받으셨다는 ask.fm의 링크를 첨부해주시고 납득 가능한 수준의 해명 부탁드립니다.
4. 마지막으로 그 분께 답변받은 내용입니다.
쿄시로님께서 제 메일을 잘못 이해하신 부분이 있는데 저는 트위터 뿐만 아니라 에스크에펨도 하지 않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기 위해 보았다 했던 에스크에펨은 제 것이 아니라 타 아이돌을 좋아하는 개인 홈의 에스크에펨입니다. 그리고 거기의 에스크에펨에 있던 익명의 질문 역시 리퀘는 아니었구요.
제 홈도 제 에스크에펨도 아닌데 거기서 아이디어를 맘대로 차용해 글을 쓴 것에 대해서는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이게 표절의 시비가 된다는 게 당황스럽고 쿄시로님께도 죄송스럽습니다.
일단 그 당시 서치를 하다가 들어가게 된 샤이니 홈이어서 정확히 어디었는지, 언제의 에스크에펨이었는지 정확하지가 않은 점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솔직히 지금 너무 당황스럽고 억울한 마음도 듭니다. 정말 양심상 쿄시로님의 글을 표절한 게 아닌데 글의 전체적인 내용이 비슷하니 표절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예전부터 섬에 남녀가 놀러가면 남자가 여자와 더 오래 보내고 싶어 어떻게든 막배를 타지 않으려는 것들을 만화와 드라마에서도 봤고 주변에서 듣기도 했거든요.
저는 그냥 그것에 살을 붙여 가볍게 쓴 것이었는데 본의아니게 쿄시로님께 폐를 끼치게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죄송스럽습니다.
쿄시로님께서 이 답장에도 석연찮은 마음이시면 제 홈에 있는 글과 찬불에 있는 글도 내리고 이 상황 그대로 설명하는 글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올린 후 일주일 정도 후에 제 홈도 삭제하겠습니다. 라이트하게 덕질하며 좋아했던 아이돌이었는데 이런 상황이 처음이다보니까 일단은 무서운 마음부터 덜컥 들어 앞으로 덕질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구구절절 이런 이유를 쓰는 이유는 혹시나 쿄시로님께서 갑자기 없어진 홈 때문에 정말 표절한 것 아니냐 생각하실 수도 있다 생각하여 덧붙여 씁니다.
이렇게까지 쓰니 쿄시로님께 괜시리 더 죄송스럽네요. 저 때문에 기분 상하셨으면 죄송합니다.
5. 제가 보낸 마지막 메일의 내용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립니다. 저는 이 문제를 공론화시키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유사성을 인정하시는 만큼 제 맘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차 창작에 있어서의 표절이나 도용은 법적 처벌의 근거가 될 수 없는 만큼, 대체로 도의적 책임을 물어 사회적 비판을 받게 한다는 것 아실 겁니다.
이러한 결론은 보통 공론화를 통해서 이루어 지고요. 표절 여부는 글을 읽어보신 불특정다수가 판단하겠지요.
시기적으로 제가 유리한 입장에 있는 만큼 저 글을 발견하자마자 미묘님께 어떤 해명의 기회 없이 공론화를 시켰을 수도 있는 문제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몇 번이고 말씀드렸던 것처럼, 아이돌과 팬덤을 떠나 한 사람의 글을 쓰는 이로서
표절 여부와 소명의 기회 없이 사회적 비판의 대상이 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공감하기에 먼저 메일을 드렸던 겁니다.
하지만 미묘님의 해명은 너무 실망스럽습니다.
제가 두 번이나 납득할 수 있는 글을 달라 한 것은 미묘님께서 이 오명을 벗어나실 수 있는 기회를 드린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해명은커녕, 두렵다는 말씀에 비하여 너무나 성의없다고 느껴집니다. 해당 글은 업로드가 된지 한 달도 지나지 않은 글입니다.
본인의 글에 표절이라는 낙인이 찍힐지도 모르는 상황에, 해당 에스크폼의 링크를 다시 찾아보시려는 노력이라도 해 보셔야 하지 않았을까요?
참고하신 웹 자료 링크는 바로 주시면서, 해당 글이 있었던 홈페이지는 이름도 기억이 안나신다는 말을 어떻게 믿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미묘님 말씀이 맞습니다. 흔한 소재고, 단순히 그 소재만 겹쳤다면 이런 메일을 드리고 얼굴을 붉힐 리도 없었겠지요.
하지만 세부적인 장면과 표현이 모두 겹치는 상황에서 단지 만화와 드라마를 보고 차용했다며 흔한 소재만을 강조하시는 것은 설득력이 없습니다.
'흔한 소재로 왜 유난 떠느냐'며 되려 저를 원망하시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2년이나 먼저 글을 썼던 제가 잠재적인 피해자의 입장입니다.
같이 글쓰는 사람으로서 표절의 두려움과 억울함을 아신다면,
마찬가지로 제 입장에서 이 상황이 어떻게 보일 것이라는 것도 이해해 주실거라 생각했는데 너무 큰 기대였나 봅니다.
표절을 인정하실 경우에 삭제하고 이유를 밝혀달라는 부탁을 드린 바 있는데,
그 부탁은 들어 주시면서도 표절인지 아닌지 인정에 대해서는 유야무야 넘어가시는 태도를 보이고 계십니다.
이 부분은 제가 말씀드린 '표절을 인정하실 경우'라는 조건에 충족된다고 자의로 해석해도 괜찮은 걸까요?
게다가, 글을 삭제한 채로 미묘님께서 말씀하신
'양심상 표절은 아니지만 유사하니 미안하다, 소재가 흔하고 기억 이 잘 나지 않는 다른 곳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글을 내리고 이렇게 해명하겠다'라는 글을 해명으로 올리신다면
이는 제가 흔한 소재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비슷한 글을 쓰고 미묘님께 억지를 부리는 것처럼 보일 여지까지 있습니다.
정당하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제가 표절이라는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하여 반복하여 두려움을 언급하시며, 앞으로의 아이돌 팬덤 생활에까지 지장이 있을 것 같다고 하십니다.
그렇다면 이전까지 비록 팬픽이라는 2차 창작일지언정 제 글에 애정과 관심을 갖고 팬픽러를 해 온 저의 기분을 생각해 보시지 않은 모양입니다.
흔한 소재로 글은 누구나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소재를 어떻게 요리하느냐는 글쟁이의 몫입니다.
사소한 장면까지 유사한 글에 대하여 의혹을 제기했고,
그 일에 대하여 예민하거나 억지를 부리는 것처럼 보이게 될 경우 저는 앞으로 어떤 마음으로 팬픽을 쓰고, 팬덤 활동을 해야 합니까?
제가 먼저 썼으니 소유권을 내놓아라 하는 것이 아닙니다.
표절을 부인하시고 표절이 아닌 이유를 대어도 상관 없었습니다.
하지만 미묘님께서 억울함과 공포만을 호소하시고, 그에 대한 적절한 증거도 제시하지 못하신 점은 너무 실망스럽습니다.
아이돌 팬덤의 특성상, 다른 아이돌 팬덤에서 활동하는 사람에 대하여 의혹을 제기한다는 것 역시 큰 용기를 필요로 합니다.
나의 지적으로 인하여 그 사람이 받게 될 상처나, 혹시 내가 틀렸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에
자기 글과 남의 글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아야 합니다.
또한 이 문제가 공론화 되었을 경우 팬덤 간에 있을 다툼이나, 인터넷이라는 공간상 제게 어느 정도의 화살이 돌려질 각오 역시 해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을 감수하고 먼저 연락을 드렸다는 것을 인지해 주셨으면 합니다.
미묘님만이 팬덤 활동에 대한 공포심과 압박을 받고 계시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미묘님의 '현재 입장'과는 별개로, 두 글의 링크를 포함하여 유사성을 비교한 글을
미묘 님의 글이 올라왔던 엑소 커플 팬페이지에 공지하도록 하겠습니다.
미묘님의 해명이 저를 납득시키지 못했고 시비를 가려낼 수 없으니
두 글을 모두 읽어 보신 분들이 판단하시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공론화시키겠다고 마음을 먹었음에도 이메일로 먼저 알리는 것은,
그래도 미묘님에서 당사자로서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에 대해서 아셔야 할 것 같아서입니다.